1.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
오늘날 많은 발달심리학자들은 감정이입, 동정심, 자아존중감 등 긍정적인
감정은 도덕성 발달과 정적 상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분노, 수치심,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은 도덕성 발달과 부적 상관이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까지의 사회심리학에서는 인간발달에서 부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인간본질의 긍정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인본주의 심리학의 성장, 평화운동, 인권에 대한 관심, 지구상의 자원에
대한 공평한 분배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 등이 연구의 초점을 반사회적 행동에서
친사회적 행동으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반사회적 행동이 사회를 위협하기 때문에 친사회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친사회적 행동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행동으로서 친구에게 자기 소유물을
나누어주거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거나, 자기 자랑보다는 남을 칭찬하고,
다른 사람의 복지증진에 관심을 갖는 것을 포함합니다.
친사회적 행동을 설명하는 몇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동물행동학과 사회생물학에서는 친사회적 행동을 종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 인간
본질의 기본적 구성요소로 봅니다.
반면, 정신분석이론과 인지발달이론, 그리고 사회학습이론에서는 친사회적 행동은
유전적인 것이 아니고, 학습된 것이라고 봅니다.
즉, 정신분석이론은 성격구조의 하나인 초자아가 발달함에 따라 친사회적 행동이
발달한다고 보았습니다.
인지발달이론은 친사회적 행동의 인지발달과 마찬가지로 단계적으로 발달하는데
여기에는 역할수용이라는 사회인지 기술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학습이론은 다른 모든 행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친사회적 행동의 발달에서
강화와 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 아동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에 의하면,
과제의 부담이 다를 경우, 낮은 부담의 과제에서 친사회적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3학년보다 6학년 아동이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친사회적 도덕추론과 친사회적 행동 간에는 관련성이 있어서, 친사회적
도덕추론 수준이 높을수록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 아동의 이타적 행동
아동들은 종종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것으로 묘사되지만, 아동들의 이타적 행동의
예는 수없이 많습니다.
효혜성(reciprocity)이 이타적 행동과 관련이 있는데 호혜성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친사회적 행동의 동기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이타적 행동인지 아닌지를 구분합니다.
즉, 같은 친사회적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 동기가 자신의 친사회적 행동으로 인하여
자신에게 돌아올 어떤 보상을 기대하지 않을 경우, 그래서 오로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할 경우에만 이타적 행동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친사회적 행동의 진정한 동기가 과연 무엇인지 우리가 실제로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따라서 동기가 무엇이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면 모두 이타적 행동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이때의 이타적 행동은 친사회적 행동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아동의 이타심에는 곤경에 처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적 또는 동정적 정서가 작용하고,
수혜자가 자신과 가까운 사이일 때 그것은 더욱 증가합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위로하고 또 관심을 갖는 행동은 취학 전에도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타적 행동은 유아기보다 아동기에 더욱 자주 발생합니다.
아이젠버그(Eisenberg-Berg)는 도덕적 추론과 이타적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가상적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느날 숙이가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되어 급히 가고 있는 중 한 아이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친 것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숙이에게 자기 집에 가서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려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만약 그 아이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숙이는 생일잔치에 늦어 맛있는 생일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못 먹게 되고, 재미있는 게임도 다 놓치게 될 것입니다.
숙이는 이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 결과, 나이가 어릴수록 쾌락주의적 추론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 나는 생일케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에 숙이는 생일잔치에 가야 한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점점 수혜자의 욕구를 이해하는 경향이었습니다.
(예: 그 아이가 다리를 다쳐서 아프니까 숙이는 그 아이를 도와주어야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욕구를 언급하면서 이타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은
감정이입 점수도 높았습니다.
2) 아동의 감정이입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상대방이
슬퍼하면 자기도 슬프고, 상대방이 행복해하면 자기도 행복하게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감정이입과 역할수용은 다른 것인데, 역할수용은 다른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고, 지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자신도 그와 똑같이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은 슬픔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는 있습니다.
호프만(Hoffman )은 감정이입의 발달은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매 단계마다 그 단계에서
아동이 획득한 인지능력이 반영됩니다.
◆ 1단계(0~1세)
영아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존재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
자신의 불유쾌한 감정과 혼동합니다.
즉 다른 영아에게 일어난 일이 마치 자신에게 일어난 것으로 행동합니다.
◆ 2단계(1~2세)
인간영속성(person permanence)의 개념을 획득하게 되는 단계로,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 그 사람이 자신과 다른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고통에 부적절한 반응을 합니다.
◆ 3단계(2~3세)
유아는 다른 사람은 자신과는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 다른
사람의 고통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고통받는 사람의 존재가 자기 눈앞에 보일 때에만 감정이입이
가능합니다.
◆ 4단계(아동기)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상상하는 것만으로 감정이입이
가능합니다.
즉 , 이때의 감정이입은 아동이 직접 관찰한 곤경에 처한 특정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가난한 사람, 장애인,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 전반에 걸친 것입니다.
이러한 민감성은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 감정이입 및 역할수용과 친사회적 행동과의 관계를 알아본
여러 연구에서는 감정입과 역할 수용이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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